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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후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건립 촉구

글쓴이 : 편집실 날짜 : 2021-09-02 (목) 18:38 조회 : 92


2021. 9. 2. (목) 11:00 제24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한국전쟁 전후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위령탑 건립 촉구


존경하고 사랑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천, 이백, 산동면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손중열의원입니다.


양희재 의장님과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이환주 시장님과 공무원 여러분!

오늘 본 의원의 5분발언은 제28회 전태일문학상 르포부분 수상작인

‘다크투어’의 문장 한 줄로 시작하겠습니다.


“내 어린 시절, 우리 마을의 제삿날은 모두 같은 날이었다.”


참으로 비참하기 그지없는 한 줄의 문장입니다.

우리시에도 제삿날이 같은 마을이 있습니다.

주천면 덕치, 고기마을이 그렇고, 대강면 ‘강석마을’이 그러합니다.


1948년 여순 군인 반란을 시작으로 1950년 한국전쟁 중에 맥아더 장군의 인천 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의 허리가 잘리자 북한군 잔당과 남로당 공산주의에 경도된 세력들은 퇴로를 잃은 채 무장세력으로 남한에 정착하였고, 그 상당수의 세력은 태백산맥에서 뻗어 나온 각 산들에 터를 잡고 활동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지리산은 빨치산의 대명사격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공비토벌을 이유로 지리산권에 군경을 투입하여 작전을 수행하였고, 지리산권은 군경과 빨치산 간 내전상태에 빠졌습니다.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인민공화국 소리를 들을 정도로 치안은 물론 주민생활 마져도 혼미를 거듭하게 하였던 암흑의 세상이었습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과 경찰은 국가공권력을 앞세워 무고한 민간인들을 참혹하게 학살하였습니다.


더욱 슬픈 현실은, 사건발생 이후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정부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민간인 희생사건의 진실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념전쟁으로 얼룩진 분단의 시대에 빨갱이라는 손가락질이 두렵고 무서워서 숨죽이며 살아왔고, 연좌제의 족쇄에 묶여 오랜 세월 침묵을 강요당했습니다.


뒤늦게나마 노무현 정부에서는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이 제정되었고, ‘제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활동하는 동안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의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 어느 정도 진척을 보였습니다.


제1기 과거사정리위원회의 남원지역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남원지역에 주둔한 제11사단 소속 부대와 전차공격대대는 1950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공비토벌을 목적으로 대강면 ‘강석마을’에서 민간인 55명을 칼로 목을 베어 살해하거나 집단총살 하였고, 주천면 ‘덕치마을’, ‘고기마을’  등지에서는 빨치산 거점 제거를 이유로 민간인 32명을 집단총살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산내면 백일리 1명, 산동면 대상마을 2명이 희생되었습니다.

희생자들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었고 90명 중 여성은 11명, 60세 이상 고령자는 4명이었습니다.


저는 목격자와 유가족의 진술내용을 볼 때마다 온몸이 떨리고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습니다.

국가폭력에 잔혹하게 살해될 당시 그분들의 심정은 어땠을지, 또한 반세기 동안 침묵을 강요당했던 유족들이 어떤 세월을 보냈을지, 죄스러운 마음에 숙여졌던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제1기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은 어느 정도 진척은 있었으나 희생자 모두가 밝혀지지 않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1994년에 작성된 전라북도의회의 ‘6.25양민학살진상실태조사보고서’에는 대강면 90명, 주천면 150명, 산내면 50명 총 290명이 군경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보고되었고,


같은 해 정대철 국회의원에게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275명이 집단학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희생자가 200여명이나 있습니다.

본 의원은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이루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도는 200여명의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해서 금번 임시회에 ‘남원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 조사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하였습니다.

하루속히 조사가 시작되어 희생자들의 신원이 파악되고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바랄뿐입니다.


또한, 제1기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진실규명을 결정하면서 국가가 행할 화해 조치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위령시설 설치 등 민간인 희생자를 위령하는 사업을 권고하였습니다.


참고로, 제주 4.3사건은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4.3사건 평화공원, 평화재단, 희생자 및 유족 생활비보조 지원 등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시행중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주천면 ‘덕치, 고기마을’에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맑은 술과 정성된 음식을 전해 줄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주천면의 민간인 희생자들은 제대로 된 위령시설 하나 없이 소나무 한 그루에 위령을 받고 있습니다.


고촌마을 고기댐 아래에는 고사한 노송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노송이 있던 자리는 70여년전 민간인 집단학살의 현장입니다. 당시 총탄을 맞은 노송의 일면이 혹처럼 생겨서 혹부리소나무 또는 총탄 맞은 소나무로 불립니다.


해당 노송은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이유로 고사했고, 그 옆에는 거짓말처럼 후계목이 자라났습니다. 주민들은 이것을 당시에 희생된 영령들을 새로운 생명으로 위령해주는 것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두려움과 공포 속에 무참히 생을 마감했던 희생자들을 위해서 변변한 위령시설 하나 건립하지 못했다는 것에 의원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아마도 남원시민 그리고 시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환주 시장님도 저와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어느덧 참혹했던 역사는 70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희생자를 기억하고 넋을 위령해줄 유족들도 점점 그들의 곁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국가폭력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영원히 잊혀 갈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이에, 본의원은 남원시에 촉구합니다.

남원시는 ‘제1기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권고사항과 「남원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국가공권력에 무참하게 스러져간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고 추념할 위령탑 건립을 하루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이념갈등으로 촉발된 전쟁으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그 비참하고 끔찍했던 비극의 역사는 결코 오래된 역사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 세대의 일입니다.


우리는 잘못된 과거를 밝히고 그 진실을 후손에게 교훈으로 남김으로써 두 번 다시 이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시작의 첫걸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9. 2.

남원시의회 의원  손 중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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