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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바쁜지..!

글쓴이 : 편집실 날짜 : 2020-11-03 (화) 23:13 조회 : 488


↑위의 이미지는 쌍계사에서 찍은 차꽃이다. 차꽃은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 하는데,
꽃과 열매가 함께한다는 데서 큰 의미를 두는 꽃입니다.


왜 그리 바쁜지..!


오늘은 이일 저일로 너무 바쁜일정을 보내다 보니 오랫만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도 받지 못하고, 답장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어떻게 보면 내가 할일 없는 백수나 다름없는데, 뭐가 그리 매일 바쁜지......

저녁식사후면 매일 도는 요천가의 산책도 못하는 지경이니 이러한 삶 또한 부질없음이 아니던가!


해서 오늘은 선비들이 여유를 찾았음직한 釣臺(조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작은 냇가나 계곡에 큰 바위들이 있으면 낙차가 커져 소(沼)가 생기는데, 그런 곳엔 주변의 경관이 아름다워 정자가 자리한다. 역시 전통시대의 정자문화란 선비들이 모여서 학문을 논하고 세상을 논하는 장소가 아니던가..

 역시 바위의 평평한 곳이 있으면 으레 조대(釣臺)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옛 선비들이 의미 없이 낚시대나 드리운다는 조대란 글귀를 아무렇지 않게 새겼을 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선비란 본디, 학문을 닦는 사람을 예스럽게 이르던 말이 아니던가, 선비란 모름지기 재물을 탐내지 않고, 의리와 원칙을 소중히 여기는 학식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나 특히 선비란 학식은 있으나 벼슬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지 않던가...

그런 차원에서 오늘은 조대란 의미를 새겨 보고자 한다.


釣臺 / 戴復古 조대 / 대복고

萬事無心一釣竿 만사무심일조간

 -만사 낚시대 하나로 마음을 비우게 되나니.

三公不換此江山 삼공불환차강산

 -삼정승 준다한들 이 강산과 바꿀까...

平生誤識劉文淑 평생오식유문숙

 -평생을 유문숙 그대를 잘못 보아

惹起虛名滿世間 야기허명만세간

 -부질없는 이름날려 세상을 가득채웠구나...


※유문숙: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 BC 4 ~ AD 57)가 어지러워가던 한나라를 다시 일으켰다. 천하가 제 손아귀에 들어오고 모든 사람이 복종했지만 마음에 걸리는 한 사람이 있었다. 동문수학한 엄자릉(嚴子陵)이었다. 자신은 선비의 길을 버리고 권세의 길을 탐해 천자가 되기는 했지만 엄자릉이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신하를 부춘산(富春山)에 보내 냇가에서 낚시질하는 엄자릉을 데려오게 하였다.

대신들이 늘어선 사이를 엄자릉이 성큼성큼 걸어 광무제 자리로 쑥 올라갔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아, 문숙(文叔)이, 이게 얼마 만인가?"였다. 신하들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광무제 체면도 말이 아니게 생겼다. 광무제는 신하들을 내보내고 둘이서 밤새 이야기를 하다가 잤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엄자릉 다리가 광무제 배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었다. 그런 엄자릉의 기상을 훗날 대복고(戴復古)가 시로 표현했다.

요즘 정치인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 옛 선비들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옛 선비들을 보면 세속적인 성공이나 권력을 초개처럼 여기고 초야에 묻혀서 살았던 그 고고함을 한번쯤 되돌아 보게 된다.

무지한 위정자 및 정치인들로 인해서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암담한가, 많은 국민과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들을 주고 있는가 하는 점에서 감투깨나 쓴사람들, 특히 감투 좋아하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조대란 글짜가 주는 의미를 새겨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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